계파없이 수도권서 홀로 성장
인천시장 등 정치적 기반 다져
여론조사서 박빙 승부 펼치며
지지층 확장 가능성도 보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2위를 한 송영길 의원에 대해 ‘의미있는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초반 ‘대세론’의 이해찬 후보와 ‘친문’(親文)을 등에 업은 김진표 후보 사이에서 송 의원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선 열기가 고조되고 전국을 순회하는 시도당 개편대회가 본격화하면서 송 의원은 당원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우선, 송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제시한 ‘세대교체론’이 당원들에게 상당 부분 먹혀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주자 중 유일한 50대 후보였던 송 의원은 경선 기간 동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 연설도 다른 후보를 압도함으로써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당권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으로서 ‘호남주자론’을 강조한 것도 호남출신이 다수인 당원 사이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송 의원이 지난 19대 대선에서 촛불홍보단장을 맡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러시아 특사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보좌한 것도 ‘친문’ 표심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이 결국 대세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지만, 친문세력의 지원을 받은 김진표 의원을 제침으로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차세대 주자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송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 상대적으로 ‘세력’의 영향을 덜 받는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36.30%를 얻어 이해찬 대표(38.20%)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지지층의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송 의원은 특히, 계파없이 수도권 지역에서 홀로 성장해 인천시장을 지내는 등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만큼 이번 전대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호남출신 정치 지도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 의원은 전당대회 결과 발표 직후 당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은 국민의 요구대로 변화할 것”이라며 “당선되신 이해찬 대표님과 함께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26일 “송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훨씬 많은 것을 얻었다”며 “이제 경선 후에도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하고 지지세력에 대한 스킨십을 유지, 강화한다면 다음 전당대회 또는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 이번 전대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경 기자 jkpark@
출처: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35295600639816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