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한반도 정세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
-평양에 트럼프 타워, 맥도날드 만드는 상상해보자
-文대통령, 외교천재란 말 쓸 정도, 야당 일부 빼놓고 대부분 칭찬
-文대통령의 칭찬은 트럼프 대통령도 춤추게 한다
-미국 목표는 CVID, 북한의 목표는 CVIG
-北 주한미군 철수 없는 평화협정 가능, 북한도 친미국가 될 수 있다
-민병두 의원직 재고, 같은 생각... 정치적으로 악용돼선 안돼
◇ 백병규 앵커(이하 백병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습니다만, 5월 북미정상회담까지 대략 두 달 여 정도의 시간이 남았죠. “북한 문제는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조심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남은 두 달이 한반도 안보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대통령 러시아 특사를 지냈고요.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아서 상당히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송영길): 안녕하십니까. 송영길입니다.
◇ 백병규: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아주 바쁜 일정들 보내고 계시더군요.
◆ 송영길: 네, 그렇습니다.
◇ 백병규: 그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 소식도 들으셨을 텐데.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 아니겠습니까.
◆ 송영길: 그렇습니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로 최초로 사실상 최고 책임자들이 만난다는 것이니까요. 우리 한반도의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될 걸로 생각합니다.
◇ 백병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미국에 갔을 때 북한의 별도의 메시지를 갖고 갔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할 것이다, 예상을 했는지요?
◆ 송영길: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실 그때 바로 될 거라고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장기 목표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봤지만 바로 그 즉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을 수용해낸 것을 보고 과연 문재인 대통령께서 일관되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역사적 계기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병규: 송영길 의원께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죠. 깅그리치 전 연방하원의장과 면담을 했다고요.
◆ 송영길: 네. 지난 10월에 추석 때 가서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논의했는데, 확실히 새로운 시각에 대해 놀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의 주장은 북한과 미국이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 왜 못하는가. 베트남과 사실 미국이 전쟁을 했지만 지금 베트남은 거의 군사동맹국 수준으로 미국과 관계가 좋은 상태입니다. 미국 항공모함이 지금 베트남에 가 있을 정도로요. 그러니까 지금 북한도 사실 가장 강력한 북한의 국가 목표가 미국과 관계정상화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못할 이유가 없다, 제2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 저는 그런 점을 강조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평양에 트럼프 타워가 생기는 상상. 트럼프 타워를 짓고 맥도날드 가게를 만드는 상상을 해보자, 이런 이야기를 했죠.
◇ 백병규: 그런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이 서로 기싸움을 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도 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국 행정부 내에서의 이견이나 반발도 적지 않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 송영길: 당연히 이견이 있겠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것의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확실한 신뢰를 갖게 되었고.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특사단을 만나서 너무 시원하게 이야기를 합의해준 것이 큰 신뢰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6개항 합의가, 우리가 제일 걱정했던 비핵화 문제를 ‘확실히 할 수 있다. 선대의 유훈이다. 못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한 것은 대단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게 사실 북한이 2012년도에 핵 보유국을 헌법에까지 명시해서 만약에 비핵화를 이야기하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 같은 그런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핵 포기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을 쓴 것하고, 그리고 ‘더 이상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 하지 않겠다, 대화하는 동안은’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한테 강력한 메시지를 준 거라고 봅니다.
◇ 백병규: 타임지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서 ‘negotiator, 협상의 중개자’ 이런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이번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 퍼센티지로 따져본다면 몇 퍼센트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송영길: ‘negotiator’ 정도가 아니라 ‘diplomatic genius’라는 표현까지도 BBC가 쓸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은 전 세계적으로 칭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야당 일부 빼놓고 대부분이 칭찬하고 있는데,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된 입지가, 사실상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걸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저희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이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습니다. 그것이 큰 역할을 줬고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뛰어난 것은 이 공을 자기에게 돌리지 않고 트럼프 대 통령으로 돌려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더, 자기도 이것을 항상 연설할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덕에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걸 지금 홍보하고 있잖아요. 참 이게 대단한 외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백병규: 그렇습니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런 말이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칭찬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춤추게 한 것일까요?
◆ 송영길: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도 김정은을 칭찬한 적이 있었거든요. ‘로켓맨’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한 번은 ‘스마트쿠키’ 똑똑한 녀석이다. 또 만나면 ‘it's my honor’ 영광이겠다, 이런 표현까지 씀으로써 상당히 놀라게 했는데, 이러한 표현들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트럼프와 직접 정상회담을 하도록 유도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트럼프 미 대통령하고 김정은 북한 위원장하고는 서로 칭찬 릴레이를 이어가는 것 같다, 이런 생각도 들어요.
◆ 송영길: 그렇습니다. 저는 그 두 사람의 과감한 성격, 뭔가 형식에,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결단하는 그러한 성격이 이 시기에 역사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백병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뭔가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보신다는 건가요?
◆ 송영길: 그렇습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조건이, 북한이 ICBM을 개발한다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자신의 적대국가가 미국 본토에 대륙간 핵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전쟁으로 해결하든지 타협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지금 북미정상회담이 된 것은 북의 ICBM 개발이라는 요소가 지난번과 다른 요소가 발생한 것이고요. 북 입장에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진하려면 도저히 경제제재 때문에 지금 인민들 생활이 견딜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막바지에 몰린 것입니다. 경제를 살려야 하고. 양측이 그런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전환이 상호 간에 필요했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탄핵 위기와 11월 중간선거, 그리고 여러 가지 그런 위협에 재선 준비도 해야 하고요. 이런 유일한 돌파구는 저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다. 이점을 트럼프 측근들에게 만날 때마다 저도 강조해왔습니다.
◇ 백병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비관적이거나 아니면 약간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한결 같이 지적하는 게 북한이 과연 비핵화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 이런 점 아니습니까. 북한이 핵 폐기,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CVID라고 하잖아요. 이게 아니라 혹여 핵 동결 선언에서 어떻게 해보려는 것 아니겠느냐, 이런 관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송영길: 저는 두 가지가 같이 맞물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CVID에 대해서 북한은 CVIG를 바라고 있다고 봅니다.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를 해 달라. 자신들의 체제를 보장해 달라. CVIG가 북한의 목표라면 우리와 미국의 목표는 CVID가 목표인 거죠. 저는 두 가지의 상호 목표가 상호 교환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북미정상회담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백병규: 지금 CVIG라는 말은 송영길 의원이 처음 쓰신 건가요?
◆ 송영길: 그렇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 보장을 해달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유엔 동시 가입할 때 우리 대한민국이 중국과 소련과 국교를 수립했는데, 북한은 일본과 미국과 국교를 수립하지 못하고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92년도에 김용순을 보내서 대미 교섭을 했는데 미국이 북한이 곧 망한다고 생각하고 거절한 거죠.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죽을 고생을 하고 핵을 개발해야 자기들이 인정받겠구나, 생각해서 그때부터 핵 개발이 가속화된 겁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을 진정하게 대우해 달라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는 CVIG와 CVID 간에 저는 딜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백병규: CVID와 CVIG를 교환하자, 좋은 이야긴데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게 체제안전보장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핵우산 철폐랄까, 아니면 주한미군 철수까지 북한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이런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송영길: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북은 주한미군 존재를 용인하고 있고요. 평화협정 체결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주한미군 철수 없는 평화협정. 우리 보수적인 것들이 항상 비판하기를 평화협정은 적화통일의 노림수다, 평화협정을 통해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결국 북한이 침략해올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말씀하시는데, 북은 이미 미국과의 거의 동맹국 수준의 그러한 전략적 변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친미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친미국가가 될 수 있고 주한미군 존재를 이미 용인하고 있습니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된다고 한다면요.
◇ 백병규: 이런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는 것 같긴 합니다만, 당내 이야기 하나 짧게 여쭙겠습니다. 민병두 의원이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당내 지도부에서는 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 송영길: 저도 이게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국회의원 자리는 그냥 버릴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 유권자와의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당 입장에서는 재고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백병규: 그리고 미투 폭로,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는데 주로 더불어민주당에만 집중되고 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송영길: 글쎄요. 저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투 문제들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는 안 될 문제이고 정말 이것은 인권의 문제, 어떤 우리 사회의 문화의 변화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송영길: 감사합니다.
◇ 백병규: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