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 2 공장]
국빈 방문 수행이 본 문재인 대통령 방중 성과와 과제는?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
김어준 : 눈이 아주 예보보다 많이 옵니다. 도로가 얼고 있다고 감속 운전해 달라고. 저희가 교통방송이거든요, 알고 보면. 전해집니다. 차에서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 특히 조심하세요. 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국내에서는 홀대론 계속 제기되고 있죠? 해서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이분을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민주당의 송영길 의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송영길 : 네, 안녕하십니까? 송영길입니다.
김어준 : 무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이름이 길수록 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은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가신 거죠?
송영길 : 예.
김어준 : 그 얘기는 제가 나중에 묻고요. 워낙 우리나라 언론에서 홀대론 관련해서 너무나 많은 보도가 나왔고, 홀대론의 근거로 제시한 사건들, 사안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직접 가신 분에게 얘기를 들어 봐야 될 것 같아서. 문재인 대통령은 안 나오실 거니까. 홀대당하셨어요? 제가 물어봐야 되는데 안 나오시니까 같이 가신 분 위원회 위원장 모셨습니다. 자세히 짚어볼까요? 제일 먼저 있었던 것 중에 하나가 ‘왜 차관이 나와야 되는데 차관보가 나왔냐.’ 쿵쉬안유. 차관보가 나왔다. 이거부터 홀대다. 여기서부터 시작됐거든요. 어떻게 된 사안인지 짚어 주십시오.
송영길 : 일단 이번 정상회담의 배경을 비교를 해야 됩니다. 사실 우리가 한중관계가 아주 좋아서 꽃가마 타고 가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사드 문제로 정말 양국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식도 제대로 못 치른 그런 상황에서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가는 정상외교의 길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 중국 입장에서도 사드 배치 철회를 강력하게 요청해 왔는데 결국 그걸 관철시키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하고, 어떻게 보면 중국 내부에서 ‘굴욕 외교가 아니냐.’ 라고 비판이 나올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죠.
김어준 : 그러니까 우리가 아니라 오히려 중국 내부에서 ‘사드 철회 안 했는데 이렇게 관계 정상화하면 되느냐.’ 이런 비판이 나올 상황이었다?
송영길 : 그렇죠. 정상회담이 만들어진 것 자체부터가 성공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아베신조 못 하고 있잖아요, 시진핑과. 안 해 주잖아요, 시 주석이. 그런데 물론 차관급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아시다시피 우다웨이가 현재 공석중입니다. 그리고 이분이 차관보지만 실제로 6자회담수석대표이고 왕이 외교부장이 일본 대사 올 때 같이 데리고 왔던 핵심 측근입니다. 그리고 우리 조선족 출신이에요. 나는 우리 기자들이 홀대론을 말하기 전에 우리 동포 출신으로 외교부 최고에 오른 쿵쉬안유가 어떤 사람인지 분석 기사 한번 제대로 나온 걸 못 봤습니다. 여러 가지 배려가 있고 또 13일 합의의 주역입니다, 이분이. 이걸 다시 복원시키는. 그래서 저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꼭 필요한 인물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목소리가 높으신 것 보니까 굉장히 억울하신가 봅니다. 중국에서 잘됐는데 왜 이렇게 홀대론이 많이 나오는지. 그렇죠?
송영길 : 글쎄요. 홀대를 누가 이렇게 얘기하던데. “황홀한 환대다.” 정말 중경에서는 정상회담 전까지는 사실 저도 약간 분위기가 경계하는 분위기를 느꼈습니다만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는 정말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중경에 가서는 정말 황홀한 환대를 홀대라고 어떤 네티즌이 메시지를 보내 줬던데 실감이 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김어준 : 직접 겪기로는 홀대는커녕 환대를 받았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또 디테일로 들어가서, 이거 먼저 다 얘기하고 다른 얘기 하죠. 소위 혼밥, 이건 저희가 교민 한 분과 2부에서 연결도 했었는데 혼밥이 우리나라에서는 혼밥이라고 보도했던 서민 식당에 가서 서민들이 먹는 음식을 먹은 것 이것을 가지고 국내에서는 ‘저거 봐라. 외교 관례에 따라 고위급들과 오찬을 해야 되는데 오찬을 안 해 주니까 가서 혼자 밥 먹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도를 했어요. 어마어마한 프레임이에요, 이 혼밥 프레임이라는 게. 실제 이 서민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은 것은 어떤 반응을 현지에서 불러일으켰습니까?
송영길 : 사전에 준비된 것이고요. 중국 당국과도 합의가 돼야 가는 거지 마음대로 갈 수 있겠습니까?
김어준 : 그렇죠. 국빈 방문인데.
송영길 : 그렇습니다. 다 이미 합의가 돼서 장소를 정해서 갔고요. 중국에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우티아어라고 튀김처럼 길쭉한 거 먹습니다. 그리고 또우장이라고 해서 콩국물 먹는 것하고 찌엔빙이라고 해서 부침개 같은 것을 먹습니다. 그런데 이걸 아침 식사에, 중국 일반 서민들, 가난한 서민들의 일반적 식사인데 그걸 대통령께서 서민 식당에 가서 같이 한 것을 보고 전반적으로 너무너무 감동했다는 게 중론입니다. 저는 외신을 통해서 중국 친구들하고 많이 지금도 실시간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그거에 대해서 수없이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정말 대통령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친근감을 가지게 됐고 아주 효과만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 방문이라는 게 간부들과 대통령만 만나는 게 아니라 13억 중국인민들의 가슴을 얻는 거 아닙니까? 마음을. 정말 100%성공한 외교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어준 :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소위 중국 서민 식당에 가고 나서 그것에 대한 중국인의 반응을 본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얘기를 많이 한다는 거죠, 의원님한테?
송영길 : 그렇습니다. 그리고 교수들도 얘기를 하고, 저한테. 트럼프 대통령 우리나라 왔을 때 혼밥 했잖아요. 공식만찬 한 번 하는 거지 계속 밥을 먹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낙연 총리한테 밥 먹자고 했습니까?
김어준 :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와서 시장에 가서 국밥 먹은 거네요, 말하자면.
송영길 : 그렇습니다. 그런 걸 칭찬을 하고 평가를 해야지 도대체 똑같은 사안을 그렇게 볼, 정말 언론의 차이고. 저는 이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 방중 때와 비교하면 너무 큰 차이가 나서.
김어준 : 어떻게 차이가 납니까?
송영길 : 그때 박근혜 대통령이 형형색색의 한복 패션을 자랑했잖아요. 아홉 벌을 가지고 왔습니다. 매번 행사 때마다 옷을 갈아입었는데 제가 사진도 가져왔는데 아홉 벌이 가진 의미, 패션, 화려한 중국어 실력, 빨간 옷을 입는 것은 투자활성화의 상징, 박근혜 트레이드마크 되나. 거의 용비어천가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중국 일반 시민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이 모습을 이렇게밖에 볼 수 없을까 안타까움이 듭니다.
김어준 : 의도적인 거죠. 그렇게 프레임을 잡은 거죠.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가서 국밥 먹었으면 우리가 비난했겠습니까? 그걸 가지고 어마어마하게 칭찬을 했겠죠.
송영길 : 난리가 났겠죠.
김어준 : 그걸 우리가 혼밥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이건 어떻습니까? 왕이 외교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팔을 툭 쳤다. 일국의 대통령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팔을 친다든가 하는 게 외교 결례 아니냐. 이것도 크게 보도가 됐어요.
송영길 : 저도 그것보도 깜짝 놀랐는데 알아보니까 사실 먼저 대통령께서 반갑다고 툭툭 해 줬습니다. 그런데 그걸 다 빼 버리니까 일반 국민이 생각할 때 ‘건방지게 왜 외교부장관이 했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먼저 한 것에 대한 친근함의 표시였고 저도 시진핑 주석이 저를 치지는 않았는데 제가 먼저 팔 뒤꿈치를 이렇게 하면서 반갑다 이런 얘기를 했죠.
김어준 : 별일 아닌데 크게 부풀린 것이다?
송영길 : 그래서 혹시 물어봤어요, 외교부부국장한테 제가 시진핑 주석 팔꿈치 만진 것에 대해서 불만 있냐고 물어봤는데 전혀 없답니다.
김어준 : 중국에서는 전혀 말이 없다?
송영길 : 아주 친근감을 표시로.
김어준 : 이 경우, 그러니까 왕이 부장이 대통령의 팔을 만진 것을 두고 우리는 외교 결례라고 했는데 이거 전후사정은 대통령이 먼저 툭툭 쳤고, 반갑다고. 그랬더니 화답한 것인데 의원님 같은 경우에는 시진핑이 툭툭 안 쳤는데 내가 툭툭 쳤는데 그걸 거꾸로 중국에서는 이거 외교 결례라고 하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런 말이 전혀 없다?
송영길 : 그리고 원래 왕이 부장이 이회창 총리님한테도 물어봤더니 본인한테도 그렇게 했고 저도 국빈만찬에서 만났을 때 등 두들겨 줬어요, 왕이 부장. 반갑다고.
김어준 : 그렇군요. 예를 들어서 다른 사례들은 없습니까? 아베신조 총리를 우리나라 외교 장관이 만났는데 그때 툭툭 쳤다든가 이런 식의 사례들은 없습니까?
송영길 : 잘 모르겠습니다.
김어준 : 하긴 툭툭 친 거 가지고 외교 결례라고 보도된 것 자체가 처음인 것 같아서. 그렇게 뭔가 잡아낼 걸 끊임없이 찾았다는 거죠.
송영길 : 그렇죠. 그걸 보고 제가 기자라면 ‘왕이 부장 문재인 대통령과 서로 툭툭 치면서 친근감을 표시. 한중관계 풀리나.’ 이렇게 제목이 나와야 정상 아닐까요.
김어준 : 그렇게 볼 생각이 없다 보니까, 보수 매체들이. 이것도 문제 삼았습니다. 제가 보수매체들이 주로 문제 삼는 포인트들을 여쭤보고 있는데 조선일보 같은 경우에는 ‘양국 정상회담 결과를 왜 각각 발표하느냐.’ 이 각각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이게 바로 한마디로 말해서 서로 얘기가 잘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보도가 있는데.
송영길 : 국민들께서는 이런 배경을 알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뭐냐 하면 항상 우리 대통령께서 역지사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우리가 역지사지로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일관되게 “사드 배치는 중국의 핵심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다.” 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김어준 : 반드시 철회해야 된다고 했죠.
송영길 :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도 그랬고, 황교완 총리한테도. 그런데 이런 통보도 없이 바로 배치되면서 외교적 참사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 이후로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까지 이야기를 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걸 거둬들여야 될 상황이잖아요. 지금 한국에 이미 사드가 배치되고 있는데 그럼 논리상으로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김어준 : 관계 정상화하면 자기 말을 뒤집는 게 되죠, 시진핑 입장에서는.
송영길 : 그렇죠. 제가 가 보니까 실질적으로 강경파들이 “도대체 이게 뭐냐. 아무 성과도 없이 왜 국빈 초청을 해서 하는 거냐.”
김어준 : 중국 내부의 갈등은 오히려 시진핑 주석이 지금 국교정상화, 관계정상화를 하는 이런 정상회담을 해 주는 자체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
송영길 : 내부 여론이 당연히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그런데 이걸 공식적으로 성명서를 만든다고 하면 사드 이야기를 안 할 수 있겠습니까? 사드를 언급하면 우리 언론이나 보수, 난리가 나지 않겠어요? 다 배려의 차원이라고 봐야죠.
김어준 : 서로 그렇게 그런 문제들이 양국 내부에서 각각 정치적 반대파로부터의 목소리 나온 후에 다시 이 회담의 성과를 또 물타기를 할 테니 서로 하지 말자, 그렇게?
송영길 : 그래서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봉합한 거죠.
송영길 : 이걸 해결하려고 하면 양국관계의 복원이 안 되는 겁니다. 이게 봉인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서로를 배려하고 그래서 구동존의의 자세로 나가자는 것이죠. 그래서 공동합의문을 하지 않고 이것 자체를 푸는 오히려 우리 측에 대한 배려로 이해를 해야 된다고 보고요. 시 주석이 실제 공식 회담에서 사드라는 말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로 양국관계가 불편했다는 거죠.
김어준 : 사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일부러?
송영길 : 딱 한 줄 했습니다. 얼마나 문재인 대통령을 배려한 겁니까?
김어준 : 그렇군요. 그렇게 봐야 하는 것이다. 양국 간의 불편한 사안들을 양국의 정치적 반대 세력이 지지점을 짚어서 공격할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각각 이렇게 한 것이다?
송영길 : 반대 세력이 아니라도 시진핑 본인 자신도 자기 논리를.
김어준 : 논리적 모순이죠.
송영길 : 모순이 발생하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그게 철회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했다가 그거 철회 안 됐는데 그걸 묻고 가는 거 아닙니까?
송영길 : 그렇습니다. 부담이 훨씬 큰 거죠, 중국이. 우리보다 어떤 면에서는.
김어준 : 듣고 보니까 그렇네요. 지금 사실 몇 가지 사안 중 가장 악의적인 프레임은 혼밥인 것 같아요. 대접 못 받았다는 얘기를 하려고. ‘저거 봐라. 대접도 못 받고 주요 고위관계자들 만나지도 못하고 서민 식당 가서 혼자 밥 먹고 있지 않느냐.’ 정말 악의적인 거죠.
송영길 : 고위들 다 만났죠.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장더장 다 만났고. 특히 저는 시주석과 만날 때 표정을 봤는데 보시면 아베 총리와 시 주석이 만날 때 표정이나 악수하는 것 보면 정말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 사진 한 컷으로도 볼 수 있는데 두 분이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표정이 확 밝았고, 또 펑리위안 여사, 김정숙 여사 두 부부가 음악회를 같이 관람해서 5시간 동안 같이 있었거든요.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김어준 : 왕이부장 얘기하시니까 외교의 헤드죠? 중국의. 왕이 부장이 아베신조 총리를 만났을 때는 툭툭 치는 것 대신 한 손 악수했거든요. 그게 더 나은 건가요?
송영길 : 그게 더 결례라고 할 수 있겠죠.
김어준 : 하여튼 이게 다 프레임이다.
송영길 : 그런데 홍준표 대표께서는 아베 총리 만나서 깍듯이 절도 하고. 예의를 지킨 것 같은데.
김어준 : 고개를 너무 많이 숙이셔서. 저도 사진을 봤는데, 이게 보니까 일본이 잘하는 짓인데 아베신조 총리가 더 높은 의자에 앉아 있어요. 왜 그렇게 만들었나 몰라요. 의자가 아베신조 총리가 앉은 의자가 더 높고요, 홍준표 대표가 앉은 의자가 더 낮아요. 1인용 소파가. 왜 이렇게 했나 싶은데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고요. 그런 다음에 두 사람 인사할 때 아베신조 총리는 의도적으로 고개를 거의 안 숙인 것 같고요, 일부러.
송영길 : 정세균 의장님이 아베 총리 만날 때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실장 얘기 들어보니까. 그거 하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고쳤습니다, 의자를. 홍준표 대표가, 자유한국당 간부들이 진정한 자주외교, 당당외교라면 그것부터 챙겼어야죠.
김어준 : 아, 그 의자를 똑같은 걸로 안 하면?
송영길 : 안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김어준 : 정세균 의장 때는? 왜냐하면 그렇게 자주 했거든요.
송영길 :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걸 바꿔서 만났습니다.
김어준 : 처음 알았네요. 그런데 홍준표 대표는 몰랐거나 혹은 요구를 안 했거나, 알아도. 그런 거네요? 사진 한번 비교해 보시면 저도 그 의자 유명해서 유심히 봤거든요. 이번에 바꿨나. 안 바꿨더라고요. 그냥 낮은 의자에 앉아서. 그래서 사진을 찍어 놓으면 한 사람이 푹 꺼져 보여요. 높이 보이고. 아베 총리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실제 사진에. 그거 의도한 겁니다, 일본에서. 그리고 나서 그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인사할 때 아베 총리는 일부러 인사를 안 하는데 홍준표 대표가 너무 깊숙이 인사를 해서. 그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아베 총리가 틀림없이 인사를 의도적으로 까딱 할 거라는 걸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송영길 : 그걸 떠나서 대통령께서 중국에 가서 나라를 대표해서 하고 있는데 일본에 가서 등에 칼을 꽂는 그런 외교가 적절한 외교인지.
김어준 : 하도 사소한 걸 따지길래 저도 사소한 걸 따져봤고요. 자, 그럼 경제협력위원장으로 가셨으니까 이번에 중국에 가서 기업인들 많이 만났을 거 아닙니까? 한국 기업인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인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송영길 : 너무 잘됐다는 반응이죠. 사실 대통령께서 연내에 이걸 풀어줄지 기대를 못 했습니다. 다들 암울했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그래서 이미 철수해서 베트남으로 간 분들도 많았고. 그런데 이렇게 연내에 방문을 해 주니까 울려고 해요, 정말. 감동에 젖어서 제 손을 잡고 너무 감사하다고.
김어준 : 과장하시는 거 아니고요? 하도 홀대론 나오니까 과장하러 나오신 거 아니에요?
송영길 : 그렇지 않습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도 자기가 수백 억을 투자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안 팔려 봐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만났더니 30% 이상 매출이 줄어서 엄청 어려웠잖아요, 현대차가. 그런데 대통령께서 직접 중경까지 가셨으니 감동할 수밖에 없죠.
김어준 : 그래서 소위 중국 내에서 기업들이 어려워진 상황들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더라?
송영길 : 그렇습니다. 이미 풀리고 있습니다. 벌써 한류 스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고요. 유학생들의 장학금도 지급된다고 하고. 각종 분위기가 바로 풀릴 겁니다.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기대 이상으로 전면회복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요.
김어준 : 그렇게 약속을 혹시 의원님한테 했나요?
송영길 : 문재인 대통령께.
김어준 : 마치 본인이 약속받은 것처럼. 그런 약속 하는 장면을 봤다. 이거죠. 자, 이건 어떻습니까? 좀 정치적인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건 한중정상회담 하기 전부터 국내 언론이 보도했던 것인데 사드 관련해서 우리가 천명한 3불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사드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 미국 참여하지 않겠다.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은 추진하지 않겠다. 사실 한미일 군사동맹 같은 경우에는 우리 입장과는 다르게 홍준표 대표 같은 경우에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한미일 핵공조를 하자는 이런 식의 얘기를 하고 왔는데 여하간 이 3불에 대해서 이것을 ‘중국 쪽에서 공식화하기를 요구한다.’ 고 우리 언론이 보도를 했어요, 가기 전에. 그런데 실제로는 중국에서는 뭐 이 얘기가 안 나왔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송영길 : 그만큼 신뢰를 한다는 거겠죠. 실제로 그것을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정부 입장은 사드 추가 배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 MD체제 안 들어간다.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안 간다. 이것은 박근혜, 이명박 정부도 주장해 왔던 이야기입니다. 김관진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답변할 때마다 “사드 배치는 미국 MD체제와 상관없다.” 라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김어준 : 추가 배치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했었고.
송영길 : 그렇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우리가 중국과 약속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부의 철학이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봅니다. 그것을 중국이 신뢰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언급이 안 된 것이고, 중국 때문이 아니라 저는 우리 국익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이고 지금 우리가 일본한테 군사적으로 종속돼서 되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그게 과연 우리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김어준 : 이건 어떻습니까? 마지막에 만찬이 없었다. 만찬 행사를 하긴 했는데 만찬 행사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거 문제 아니냐. 이건 어떤 비판인지 모르겠는데.
송영길 : 이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때가 아시다시피 남경 대학살 80주년 기념식으로 전국이 추모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런 게 있고, 또 그런 면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합의 안 됐는데 성대한 만찬을 공개하는 것도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남경 대학살 문제도 있고.
김어준 : 남경과 그리고 사드가 공식적으로 초래된다, 그러니까 중국의 입장이 관철됐다. 이게 아닌데 무슨 축하를 하느냐. 이런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올 수 있다.
송영길 : 그렇습니다. 그러나 만찬이 늦게 공개가 되고, 카메라도 못 들어오게 했죠. 그런데 그건 일반적으로 중국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올 때는 왜 그랬냐고 하는데, 미국과의 관계는 특수하게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면에서 이것은 뭐. 그 뒤로는 쭉 그 내용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이건 어떻습니까? 그렇게 잘됐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기해서 북한이 참여한다든가 또는 시진핑 주석이 평창올림픽을 기해서 한국에 온다든가 이러면서 북한문제, 남북문제의 해빙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이런 계획이 있잖아요. 이 계획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송영길 : 그런 얘기가 잘됐습니다. 남북관계를 좀 잘 풀었으면 좋겠다. 남북관계가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고 또 한반도에 절대 전쟁은 안 된다. 평화적 해결 원칙을 합의한 것이 저는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평창동계올림픽 참석하는 문제는 3월 3일부터 양회라고 해서 전인대와 정협이 열리게 됩니다. 우리로 말하면 국회가 열리는 것이죠. 정부가 구성이 됩니다. 지난번 19차 전당대회는 당주석을 뽑은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정치 일정이 매우 바쁩니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께서 이번에 연말 안에 방문하신 것도 평창을 배려해서 한 면도 있고 양회 전에 해야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본인이 참석 여부를 검토하겠지만 만약 안 되더라도 최고위층을 보내겠다는 성의를 보여 주었고 저는 분위기를 잘 만들면 마지막 폐막식 때는 차기개최국의 대표로서 오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북한과는 어떻게 됩니까?
송영길 : 북한의 관계는 우리가 직접 풀어내야죠.
김어준 : 제 말은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을 안 보낸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송영길 : 그런 여러 가지 가능성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중국은 생각보다 북한에 대한 카드가 별로 없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완전 최악의 관계에 빠져 있거든요.
김어준 :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송영길 : 중국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북한이.
김어준 : 원래 잘 안 들어요.
송영길 : 원래 잘 안 듣는데, 지금 최악인 상황이고요.
김어준 : 그래서 중국을 통해서 북한을 움직이거나 압박하거나 해서 북한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시는 거죠?
송영길 : 그렇습니다.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북핵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미국이라고 봅니다. 미국이 해결하지 않고 중국과 한국한테만 압박을 넣어라. 그런다고 해결이 되겠는가. 이것은 해결을 위한 분위기나 조건은 될지 모르지만 종국적 해결 추체는 미국이다. 북미간의 직접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틸러슨도 그런 북미 간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했다가 그 다음 날 말을 바꿨어요, 조건 있는 대화로. 또 바꾸겠죠. 몇 번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중국 분위기는 어땠다는 건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시간이 다 돼서. 하도 자잘한 것들을 시비를 걸어서 자잘한 걸 많이 여쭤봤는데 우리 언론들이 왜 이렇게 홀대론 프레임에 올인하는 거라고 보십니까?
송영길 : 한중관계가 안 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중국 언론들이 자살골 넣지 마라. 우리 동아시아가 4:1로 우리 팀이 이기는데 왜 자살골을 넣으려고 하냐는 말이죠.
김어준 : 아, 중국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죠. 왜 한국은 자살골을 넣고 있냐고.
송영길 : 그렇습니다. 한중관계의 회복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한 것입니까? 그리고 더구나 나는 중경임시정부 가서 계단에서 그대로 같이 연출해서 사진을 찍을 때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고요.
김어준 : 눈물 나지는 않으셨죠?
송영길 : 우리 대통령께서 독립지사들을 만나면서 가슴이 메인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저는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메였습니다.
김어준 : 거기에 우리 대통령이 방문을 한 건 처음이죠, 이번에?
송영길 : 그렇습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죠.
김어준 : 마지막 임시정부.
송영길 : 그리고 중국인민들이 쓴 글을 제가 다 읽어 보니까.
김어준 : 중국어도 그렇게 읽을 줄 아십니까?
송영길 : 제가 중국어로 강의도 합니다. 그런데 중경을 간 목적을 중국 언론이 분석하기를 정말 대단하다는 거죠. 남경 대학살 기념식에 우리 노영민 대사를 일부러 공항에 안 나오고 파견시킨 것, 그리고 중경임시정부 가서 항일투쟁의 공감대를 만들어 낸 것. 그래서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를 촛불혁명으로 건립된 문재인 정부가 100년이 거의 다 돼서 만나는 거 아닙니까? 내일 모레가 2019년이면 100주년입니다. 감격스러운 해우입니다. 그리고 정말 중경에서 항일투쟁 국민당 정부가 있었던 곳 아닙니까? 공산당도 나중에 만났고요. 그 항일투쟁의 중심지였던 중경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것 자체는 한중관계의 완벽한 복원, 인민들의 가슴을 완전히 열게 만든 최종의 마지막 화룡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경 시민들이 우리 대통령을 홀대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모였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김어준 : 유머로 준비하신 것 같은데 너무 썰렁했습니다.
송영길 : 썰렁했습니까?
김어준 : 그 사진 연출은 개인적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임시정부, 마지막 임시정부죠. 임시정부 인사들이 쭉 계단에 서서 찍은 사진이 굉장히 유명한 사진인데 그 장소 그대로 가서 대통령이 찍은 사진은 대단한 연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원님의 아이디어는 아니죠? 오늘 말씀을 여기까지 듣고요. 중국하고 러시아를, 그러니까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신 거죠? 중국이나 러시아 관련을 담당하시는 거죠? 중국과 러시아 관련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직접 모시는 것으로. 지금까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영길 :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