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한국 전술핵 재배치 검토? 중국 압박용
- 확장 억제력 이미 충분...오히려 위험 초래
- 한국당 美에 전술핵 서한, 코리아패싱
- 트럼프, 중러 향해 엑셀·브레이크 함께 밟는 형국
사실 지난 3월에도 ‘백악관이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고민한다’는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예사롭지 않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약 30년간 금기시돼 오던 이 남한 핵배치라는 말이 백악관에서 다시 나오자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에서는 우리나라에 전술핵을 배치시켜달라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송영무 국방장관도 전술핵 배치가 다양한 방안 중에 하나로 검토돼야 한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쯤 되면 청와대나 여당의 입장이 뭔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민주당의 중진의원이자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맡고 계시죠. 송영길 의원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송영길 의원님 안녕하세요.
◆ 송영길> 네, 안녕하십니까. 송영길입니다.
◇ 김현정> 한국이나 일본이 원한다면이라고 전제를 달기는 했습니다마는 어쨌든 백악관이 논의를 했다는 거예요, 전술핵 배치를. 그 자체만으로도 좀 놀라운데 어떻게 보세요?
◆ 송영길> 일단 우리 정부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요. 미국도 일종의 성동격서의 협상전략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송영길> 그러니까 말씀한 대로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일단 전술핵은 실제로 우리 북핵문제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효과가 없을 거다?
◆ 송영길> 왜냐하면 이미 확장 억제력으로 북한의 ICBM이 30분이면 도달하고 괌에서는 15분이면 도달하면 거리에 있습니다. B-1B 전략폭격기가 출격하게 되면 2시간 이내에 다 도달하고 있어서 핵에 대한 억제전략은 이미 충분히 존재하는데. 그 15분을 아끼기 위해서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해서 수많은 관리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전술핵이라는 것은 사실상 핵을 사용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나가사키, 히로시마 이후로 어떠한 종류의 핵무기도 사람을 상대로 실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적 범죄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같이 좁은 나라에 민간지역과 군사지역이 구분이 안 되는 곳에 전술핵무기를 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특히 지금에 있어서는 우리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고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꼴이 됩니다. 그리고 현재 북은 ICBM을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전술핵은 북에 없습니다. ICBM은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륙간 탄도탄, 즉 미국을 상대로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송영길> 그런데 전술핵이 두려워서 북한의 전술핵 개발을 촉진시킴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을 더 위험하게 빠뜨릴 필요가 저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결국은 북한에게 빌미를 더 주는 거고 우리로 봤을 때는 이득이 될 게 없다. 정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송 의원님. 그러면 일단 미국이 ‘한국이 원한다면 전술핵 재배치 할 수 있다’라고 말한 거. 진짜 그럴 생각이 있는 건 아니라고 보시는 거고요?
◆ 송영길> 저는 그렇게 볼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 김현정> 미국의 의도는 중국 압박용이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북한 제재에 동의 안 하면 어쩔 수 없이 한국하고 일본에다 핵무기 갖다 놓을 테니까 그러면 중국에 좋을 거 하나 없으니까 잘 판단하시오. 뭐 이런 용이라고 일단은 보시는 거고요?
◆ 송영길> 그런 면도 있고 ICBM은 미국 본토와 북한 간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전술핵을 갖다 놓으면 자기 본토를 제외시키고 대한민국에서 남북한 간에 서로 싸우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훨씬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전술핵이라는 것은 20킬로톤 이하로 상당히 사용할 유혹이 큰 무기 아니겠습니까, 전략핵에 비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모두 다 감정조절이 잘 안 되고 즉흥적인 그러한 경향이 있는 지도자끼리 만약에 통제하지 못하는 서로 말폭탄 속에서 핵 선제공격이 발생한다면 우리 민족은 멸망입니다. 전체의 위기가 다가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는 지금 적극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27명 의원이 모여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술핵 재배치 결정 촉구하는 서한 보내자 결정을 했고. 그쪽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방미단이 또 간다고 해요. 그런데 논리는 이겁니다. 우리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전술핵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 그게 바로 힘의 균형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송영길> 이렇게 생각해 보면 됩니다. 6.25 끝난 이후로 1991년까지 대한민국에 약 1000여 개의 전술핵무기가 있었는데 30년 동안 북한은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그러면? 그런 전술핵무기의 위협 속에서? 이렇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수가 있고요. 우리 자유한국당은 입만 열면 코리아패싱을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시작전권도 돌려받지 않겠다고 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한테 건의하는 것. 이거야말로 코리아패싱이나 통미봉남, 북한의 수법과 동일한 태도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사대적인 방법이 어디 있습니까? 왜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한테 요청하죠? 전술핵 배치해 달라고? 이게 대한민국의 무기입니까? 대한민국이 통제할 수 있는 무기입니까? 왜 이렇게 외국의 무기를 자기 주권적인 영토에 많이 갖다 놓으려고 노력하는지, 우리가 사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통제할 수 있는 무기도 아닌데 저는 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한국당만이 아니고요. 송영무 국방장관도 전술핵 배치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에 하나다, 이런 말을 했고. 또 민주당의 중진의원이시죠.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도 주도적인 대책을 위해서 전술핵 로드맵 검토해야 한다, 이런 말씀하셨고.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기간의 대북전략 함께 고민했던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전술핵 재배치 고려해야 된다 이런 말씀하셨더라고요.
◆ 송영길> 그런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소개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 실제 내용에 대해서는 좀 더 그분들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대통령께서나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전술핵을 들여와서 더 한반도에 핵무장을 집중해서 우발적 사고 위험을 높이고 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저는 우리가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그래서 북핵을 용인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물론이죠, 물론이죠.
◆ 송영길> 그러니까 이 전술핵 가져오면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꼴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을 개발했으니까 끝난 게 아니라 핵이라는 것은 여러 발전 단계가 있기 때문에 이 상태를 지금 방치해 놓으면 핵탄두 소형화, 각종 전술핵무기, SLBM,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이러한 무기들이 계속 발전해 가게 되면 더욱더 북한이 위험해지게 되기 때문에 지금 중요한 것은 전술핵 배치가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핵개발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중단시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또 여당의 입장. 전술핵 재배치는 없다, 이거 아주 확실하단 말씀이시죠?
◆ 송영길> 그렇습니다. 저도 당연한 저 개인의 입장이고 대통령 입장은 또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들어 보셔야겠습니다 마는 현재까지 우리 정부 입장은 전술핵 배치 없다.
◇ 김현정> 없다? 알겠습니다. 송 의원님, 그나저나 얼마 전에 중국 다녀오셨죠?
◆ 송영길> 네.
◇ 김현정>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다녀오신 건데 지금 사드 4기가 지난주에 추가 배치되고 나서 중국 환구시보에서는 ‘사드가 악성종양이다’라는 논평까지 낼 정도로 격앙돼 있습니다. 이 분위기는 어떻게 보세요?
◆ 송영길> 여러 가지로 지금 사실 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를 경제 제재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세컨더리 제재를 하겠다고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저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같이 밟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뭔가 이것은 중미 간의 전략적 타협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드 문제와 더불어서 더 저는 걱정이 되는 것이 세컨더리 보이콧인데. 북한과 교역하는 모든 중국의 업체들을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제재하겠다는 거죠.
◆ 송영길> 네네. 그런데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질 뿐만 아니라 여기에 우리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 동참을 요구하게 되면 여러 가지로 한중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더 악화된다?
◆ 송영길>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갈 거냐? 한 예를 들어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푸틴 대통령이 병합했잖아요. 이걸 가지고 EU와 미국이 러시아 제재를 했습니다. 그때가 오바마 행정부 때인데. 그때 우리 대한민국은 미국과 잘 논의가 되어서 북핵 문제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의 필요성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우리 대한민국은 제재하는 나라 참가에서 제외를 시켜줬거든요. 이란 제재 때도 약간의 특수성 예외를 받은 경우라든지 이런 게 있잖아요. 이런 것과 같은 지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현재의 북한의 상황을 관리하는 데 결국 중국, 러시아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미국이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같이 밟고 있다는 얘기가 참 우리로서는 좀 아프게도 들리고 어이없게도 들리고 그러네요. 우리는 당사자, 중간에 끼인 입장에서 말이죠. 한중관계가 참으로 걱정이 되는데. 내일이면 우리 시각으로 내일입니다. 안보리 회의에서 결정이 나죠. 어떻게 결의안...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까지 갈 거라고 보세요?
◆ 송영길> 글쎄요. 예상은 어렵지만 좀 절충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절충이 될 것이다?
◆ 송영길> 일종의 양을 줄인다든지 절충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하여튼 그 부분도 어떻게 결과가 나올까 또 그것도 걱정이고. 북방러시아경제협력 위원장 맡고 계시는데 거기에는 또 이런 문제를 푸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 있는 거죠?
◆ 송영길> 그렇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미국과 중국 간의 이런 대립 구도 속에서 상당히 북핵 문제의 국제적 공조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중에 제3의 방안으로써의 북방경제협력을 통한 한러, 몽골, 중앙아시아 경제협력이 두 가지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막혀 있는 우리 대한민국 경제의 신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기회가 된다는 것과 지금 동북아의 여러 가지 군비 증강이나 군사적 대립구도를 완화시키고 중재·절충할 수 있는 카드로써의 한러 간의 경제협력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이 전술핵 얘기 오늘 송영길 의원은 반대다, 완전히 반대라는 입장 말씀하셨지만 또 정치권에서 다른 이야기도 나와서 또 다른 이야기를 듣는 이런 기회도 마련해야겠습니다. 송 의원님, 고맙습니다.
◆ 송영길>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 김현정> 짧게 부탁드립니다.
◆ 송영길> 우리 재래식 무기에 대한 전시작전권 통제권도 스스로 없는 나라가 전술핵무기를 가져와서 우리 운명을 남의 나라에 맡기려는 것이 과연 옳은 태도인 것인지 저는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