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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에 러 역할 중요…`18년 권좌` 푸틴 경험 활용해야 나진·하산 사업, 러시아도 애정…한·러 가스 프로젝트 당장 시작 북방경제委에서 역할 맡고싶어…美 사드 강행, 한국에 예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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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P / 러시아 특사 활약 송영길 ◆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세 가지 창이 있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 모델이었던 개성공단이 첫 번째 창이고, 남북과 러시아가 함께 추진했던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두 번째 창이고, 황금평을 중심으로 한 북·중 경제협력이 세 번째 창이었습니다. 이 중 황금평 프로젝트는 장성택 처형으로 막혔지만 사실 나머지 두 개의 창은 박근혜정부가 닫은 것이지요. 이 창을 다시 열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특사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이 북핵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대상에서 제외시킬 만큼 이 프로젝트에 애정을 가졌다"며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한 한·러 가스 프로젝트까지 중단시킬 정도로 일관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포함해 한·러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북한을 참여시켜 공동 번영을 이루려는 문 대통령의 북방경제 구상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양국은 문 대통령의 북방경제 구상을 구체화할 정부 차원의 기구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송 의원은 "이런 합의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 의지"라고 꼬집었다. "우리 측 제안에 러시아 측이 100퍼센트 환영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냉소적인 면이 없지 않았어요. 우리 쪽을 맨날 말만 하고 행동은 안 한다고 해서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라고 부른다고도 해요.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추진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30년간 천연가스 도입 약속을 했는데 사실 말만 오갔지 지속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잖아요. 이제는 후속조치들을 실천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 의원은 남북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7대3 비율로 만든 합자회사 '나선콘트라스'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컨테이너와 트랜스포테이션(물류)의 줄임말입니다. 그 얘기는 이 경제 협력모델이 석탄이나 목재 같은 원자재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컨테이너로 수송이 가능한 공산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최종 수혜자는 우리나라의 공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또 "러시아와 공동으로 북방 항로를 개척하면 우리의 해운산업과 조선산업도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한·러 가스 프로젝트를 당장 시작해야 할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사할린 가스도 해저터널인 홋카이도 혼슈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구상이고 중국도 시베리아 가스의 연결을 원해 북방 외교에서도 코리아패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특히 한·러 가스 프로젝트에 미국 자본을 참여시키면 자연스럽게 북미 대화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런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가칭 '북방경제추진위원회' 같은 조직을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그런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 해결에 푸틴 대통령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에 집권했으니 18년간 권좌에 있는 사람이에요. 6자 회담의 당사자로 다른 지도자들은 모두 바뀌었지만 푸틴만 그대로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지도자 중 가장 경험과 경륜이 많은 리더예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는 17년 지기이기도 하고요. 현재 북·중 관계는 최악이지만 상대적으로 북·러 관계는 좋은 편이죠. 푸틴 대통령이 중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만남은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측은 9월로 예정된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국방부가 사드 추가 도입 사실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국군통수권을 인계받을 때 바로 보고했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한국이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를 서두른 것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도널드 드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능동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송 의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라는 틀 아래서 사실은 북핵 문제를 방치한 측면이 있었지만 트럼프는 이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트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해 쏟아내는 말들에서 그런 변화의 의지가 느껴진다고 송 의원은 판단하고 있다.
송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한반도 핵 문제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안병준 기자 / 박태인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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