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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의 결승전, 중국
글쓴이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8.04.18 15:09:25 조회 : 2,157

국내-취업과-해외-추업의-차이점.jpg


박현섭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 회원



이번에 중국가면 3D 프린터 한 대 사올까 싶어
얼마나 싸길래?”
중국에서 물건을 산다 하면 돌아오는 일반적인 반응이다. 아직도 중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인건비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물론 사실인 부분도 있고, 왜곡된 부분도 있다. 일반 공산품의 경우 여전히 중국은 가성비라는 단어를 쓰기도 부족할 만큼 제품의 질이 낮은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자취생에게 적합한 <저렴한 가구>를 표방하는 IKEA가 중국에서는 깔끔한 고급 제품으로 인식된다. 월세 방을 내놓을 때, <IKEA 가구 들여놨습니다>라고 하면 어느 정도는 웃돈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첨단 산업, 미래 산업으로 화제를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기자동차, 드론, 3D 프린터, 핀테크, 스마트 그리드, 항공우주, 바이오 테크놀로지 등 미래를 내다보는 산업군으로 무대를 바꾸면 중국은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세계 최정상급이다. 하지만 우리 언론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헐뜯고 무시하는 기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는 아마도 대한민국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미워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으나, 무시해서는 안 되는데도 말이다.

 

이런 돈냄새를 맡고 전 세계의 기업과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 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외화를 끌어 모은 중국은 이제 세계의 시장이 되었으며, 투자 또한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과 인재의 각축장이 된 중국은 그 만큼 일자리도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보상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구직자들은? 여전히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 스스로 인재라고 생각하는 구직자들은 해외취업 자체에 관심도 적고, 그나마 해외로 나간다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소위 선진국으로의 진출을 우선시 한다. 미국, 유럽의 구직자들도 일자리가 없어 아시아권으로 몰려드는 판에 우리는 그들의 나라로 향한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고, 답답한 사고방식이다.


취업시장 한국_표.png


위의 표는 현재 필자가 진행중인 채용 공고들이다. 같은 자동차 업계지만 일본은 230만원, 중국은 약 500만원의 월급을 준다. 1년차와 3년차의 비교라 해도, 일본 기업에서 2년 만에 100% 임금 인상이 가능할까? 표기하지 않은 업체의 급여도 우리나라 연봉수준으로 7~8천만원에 이른다. 5년차 기준. 그래도 임금이 낮을 것 같아서 중국 취업 하기를 꺼리는가? 조금은 생각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 기대를 해본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중국 취업이 뜻대로 될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우선 경력 2년이 없으면 취업비자 발급자체가 거부된다. 우리 청년들이 입에 달고 사는 <시켜만 주시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열정, 패기, 도전정신. 필요 없다. 얼마나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과거의 기록으로 증명을 해야 중국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중국에서의 취업은 매우 어렵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취업도 어렵다. 서구권의 경우 일자리가 없어서 어렵지만, 중국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렵다. 서구권에서는 숨어있는 일자리를 찾아내는 것이 능력이겠지만, 중국에서는 일자리가 널려 있다. 하지만 입사하기는 어렵다. 스펙만 준비한 한국 구직자들에게 중국 취업의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처음 이야기한대로 중국의 인건비는 아직 한국에 비해 매우 싸다. 4년제 대학을 나온 신입 기준으로 월 8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고,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하면 불과 3~5년 만에 한국의 급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도, 서열에 따라 진급하고 기껏해야 5%내외의 인상률을 보이는 한국의 급여체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런 급여체계의 차이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아이러니가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공산주의인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철저하게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나라가 공산주의고, 능력보다는 순서를 기다리며 순차적으로 월급을 받고, 진급을 하는 나라가 자본주의, 자유주의 경제를 표방한다.

외국인에게는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기에,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급여는 높다. 오히려 서구권보다 더 높은 급여를 지불하기도 한다. 물가수준까지 고려해보면 말 그대로 환상적인 보상이 이루어진다. 자연히 전 세계의 인재들이 도전을 하는 무대가 된다. 그렇게 중국 시장은 세계 인재의 각축장이 되었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기에 취업이 가장 어려운 결승전이자, 가장 확실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무대이다. 그리고 여전히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는 무시 받는 무대이다. 그렇게 무관심과 무시 속에 우리는 세계 최대의 취업 시장에 제대로 된 도전조차 못 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에서도 (아마도) 백수들을 취업 시킬 수 없으니, 중국 쪽 사업은 크게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그들에게는 질보다 숫자가 중요하니까. 그나마 있는 위탁업체들도 <2년 경력>이 아니라 <졸업한 지 2>이 지나면 취업에 문제가 없다고 홍보한다. 그리고 현지에서는 한국 업체 및 한국 구직자들 사이에 온갖 문서 위조가 행해지고 있다. 구직자들은 사회의 첫발을 불법으로 내딛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중국은 원래 그런 나라라고 생각하니까. 그 대가로 적발 시 <10년간 입국 금지>는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중국 취업시장의 장점은 중국어를 못 해도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 세계의 기업들이 몰려드는 상하이나 베이징 및 중국 대도시에는 서구권 기업들이 즐비하다. 당연히 사내 용어로는 영어를 사용하며, 한국인은 한국 시장 혹은 한국 고객을 담당하게 된다. 상하이 한 복판에 양복을 입은 외국인이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라 하면 태반이 영어 강사 내지는 주한미군인 한국과는 질적으로 다른 국제화다. 우리가 무시하는 중국에 우리가 동경하는 그들이 경쟁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은 중국을 향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무시할 나라도 아니고, 한국에서 취업이 어려우니 한 번 기웃거려 볼 만 한 나라는 더욱 아니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 단순히 2년이라는 숫자의 경력이 아닌, 그 시간 동안 쌓아 놓은 역량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갈망했듯, 중국은 <중국의 꿈>을 외치고 있다. 우리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여전히 기회가 널려 있는 땅이다. 도전하자. 열정과 패기로 도전하지 말고, 역량과 아이디어로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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