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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남북아카데미 리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8.04.18 16:32:01 조회 :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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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섭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 회원


 

때 아닌 봄눈이 내리던 날, 인천대학교 남북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송영길 의원의 강연회를 다녀왔다. 주제는 <문재인 정부와 북방 경제협력>, 남북아카데미라는 모임의 이름과 잘 매칭되는 느낌이다.
 
대학교라는 장소가 주는 선입견 때문인지 학생들로 북적거리지 않을까 했다. 북적거리기보다는 썰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시간도 저녁 7, 관계자가 강제로 동원하지 않았다면 과연 학생들이 굳이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남북아카데미는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 시절 개성공단 진출 기업 대표를 비롯, 유관 기관 임직원 및 언론인등을 위해 만든 전문 강좌였다. 참석자들의 연령대가 예상보다 서른 살 정도 위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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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은 100여년전 동북아의 정치 관계로 시작됐다.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 중국, 러시아의 협력과 반목에 대해서, 임시정부의 활동과 정통성, 그 후 제대로 일제를 청산하지 않은 우리의 실책, 북한과의 갈등. 북방 경제 협력의 가능성과 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한 내용이었다.
 
본격적인 강연은 문재인 정부의 북방 경제 정책. 9 Bridge로 상징되는 각 분야별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한 소개다. 새로운 이야기도 있고, 들어본 이야기도 있다.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버릴 수가 없다. 더구나 이제 막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심을 품고 있다. 시스템이 아니라 송영길 의원의 개인 능력으로 이 난관을 돌파해 나갈 계획이라면,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그리고 혹시나 정권이 바뀌었을 때 지속될 수 있을까? 강연을 듣고 있는 관련 사업자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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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송영길 의원은 힘이 있었고
, 자신감이 넘쳤으며, 청중들의 태도 또한 매우 진지했다. 당장 본인과 회사의 앞길이 걸려 있는 일이니 그만큼 절박하고, 와 닿았으리라 생각된다. 유명 정치인이 왔으니 얼굴 도장이나 한 번 찍어보자는 마음보다는, <그래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들이 얼굴에 드러났다. 기대했던 학생들의 에너지는 없었으나, 학생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질적인 열정과 중후한 고민이 강연장을 휘감았다.
 
중간 중간 적절한 시기에 터지는 송의원의 아재 개그는 긴장된 강연장 분위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했다. 비록 그것이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불편했을 지라도 말이다. 주제와 동떨어지지 않은, 남북 및 동북아 정책에 대한 지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부분들이었다. 때론 날이 선 비판보다,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풍자가 더 깊이 가슴을 찌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북한과의 갈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섬과 같은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출산률 저하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단계에 있어 내수 시장 또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세계는 신냉전체제로 접어들고 있고, 유럽지역은 극우 바람이 불고 있다. 블록화 되어가는 세계의 정치, 경제 구도 속에서 동북아만이 갈등과 반목을 계속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열강 사이에 눈치만 보며 코리안패싱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부 집권 1년도 안 되는 시기에 운전대를 잡고 동북아 정세 구도의 이니셔티브를 쥐는 기회를 잡았다. 우리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운명을 짊어졌다면 과한 표현일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아닌 결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길 위원장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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